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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기는 다산 정약용의 외손자이자 제자였던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조부 윤서유尹書有(1764-1821)와 외조부 정약용에게서 학문을 전수받았다. 이러한 가학적 전통 아래에서 수학한 윤정기는 당시 유학자들로부터 ‘수세거유需世巨儒’라는 평가를 받았고, 중국 문인 주당周棠이 “시에 성당盛唐의 기상이 있다”라고 극찬하며 ‘방산’이라는 호까지 지어 보낼 정도로 문재文才가 뛰어났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이미 몰락한 남인 계열에 속해 있었던 까닭에 초시에 여러 번 합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벼슬에 나아가지 못하였는데, 이는 외조부 정약용이 남인의 시파時派로 활동하였던 영향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출품작은 윤정기가 관련 내용을 정리하여 엮은 책으로, ‘금란고金蘭攷’라는 표제가 붙어 있다.
표지 우측에는 ‘동서인분합東西人分合’이라는 묵서가 보인다. 이 책은 조선시대 붕당정치의 형성과 전개, 그리고 그 분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으며, 당론의 계통과 주요 사건을 체계적으로 수록하고 있어 당시 붕당 정치의 흐름과 분열 양상을 살필 수 있다.
책의 첫머리에는 ‘금란분합고金蘭分合考’라는 제목이 적혀 있고, 그 아래에 ‘방산 윤정기 집舫山 尹廷琦 集’이라고 쓰여 있다.이어 사림 세력이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서기 직전, 붕당의 폐해를 예견하고 이를 경고하였던 이준경李浚慶(1499-1572)을 언급하며 서술이 시작된다. 이어 사림이 동인東人과 서인西人으로 나뉘고, 다시 동인이 남인南人과 북인北人으로, 북인이 대
북大北과 소북小北으로, 서인이 노론老論과 소론少論으로 분화되는 과정이 정리되어 있다. 아울러 주요 인물들의 명단과 주요 사건들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책의 말미에서는 을해옥사乙亥獄事라 불리는 나주 괘서掛書 사건과, 탕평파 가운데 완론緩論파와 준론峻論파의 인물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을해옥사 이후 정국이 노론의 판국이 되었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