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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작은 김정희가 청淸대 중기 시인인 황경인黃景仁(1749-1783)의 시 38수를 옮겨 적은 책으로, 표지에 ‘승설기본勝雪庋本’이라는 표제가 적혀 있다.
황경인의 자는 한용漢鏞이고 호는 녹비자鹿菲子이다. 그는 송宋대 시인 황정견黃庭堅의 후손으로 상주부常州府 무진현武進縣, 곧 지금의 강소성 상주시 무진구 출신이다. 황경인의 시는 매우 높은 명성을 얻었으며 이백李白의 시풍을 배워 칠언시에 특히 두드러진 개성을 보였다고 전한다. 또한 왕담王曇과 함께 '이중二仲'이라 불리고 홍량길洪亮吉과 함께는 '이준二俊'이라 불렸으며 저서로 『양당헌집兩當軒集』과 『서려인고西蠡印稿』가 있다.
이 책에는 여러 시구에 권점圈點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김정희가 금석학과 경학뿐 아니라 청대 문학과 시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음을 보여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첫 장에는 ‘승설勝雪’ 주문방인이 찍혀 있는데, 승설은 김정희의 호로, 김정희가 차를 마실 때 물의 성질과 품질을 논한 글인 「수미변水味辨」에도 동일한 인장이 확인되어 이 첩이 김정희의 것임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