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2회 미술품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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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 034

추사 秋史 김정희 金正喜 1786-1856
서간 書簡 : 학서 류이좌 鶴棲 柳台佐에게
1820년(경진)
종이에 먹
38.5x58.5cm
액자/추정 KRW 8,000,000-20,000,000

金海政閣執事入納
壯洞金注書上候狀 省式
김해 관아 앞
장동壯洞 김주서金注書 안부 편지 올림. (형식 생략)

相別亦已屢月, 居然秋闌, 詹詠之勤, 益倍他時. 伏惟霜令, 令政體動止連護萬重.
秋事到處大有, 竊想福星所照, 黃雲滿目, 民憂自此可紓, 獻賀無已.
記下, 省事如昨, 而賤疾近以積瘁之祟, 浹月作苦, 尙未快然, 私悶何喩?
就悚: 送營審藥鄭僉正暹, 卽屢世親切, 情誼無間之人, 而其庶弟近方以營生之業, 往來於治下, 客地蹤跡, 極爲岨峿.
若有自官一顧, 不啻爲萬丈生色. 幸望另念, 卽爲招見頻接, 隨事顧護, 俾無岨峿之患, 如何? 系甚緊切, 如是冒煩, 庶
可下諒施之耳.
餘伏枕艱此, 不備. 伏惟令下照. 謹拜上候狀.
庚辰九月十七日, 記室金正喜拜手.
헤어진 지도 이미 여러 달이 지나 어느덧 가을이 저물어 가니 그리운 마음이 다른 때보다 더욱 배가 됩니다. 서리 내리는 계절에 정무 보며 지내시는 삶은 줄곧 안녕하신지요?
가을 추수가 곳곳마다 풍년이라 하니, 복성福星이 비춘 덕에 누런 곡식이 눈에 가득해 백성들의 시름도 이로부터 풀리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경하하는 마음 그칠 수 없습니다.
이곳은, 예전과 같이 별다른 일은 없습니다만, 저의 고질병이 병세가 근래 쌓인 피로가 화근이 되어 한 달 내내 고생하며 아직까지 쾌차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 답답함을 어찌 이루 말하겠습니까.
드릴 말씀은, 지금 감영에 심약審藥(약재 담당관)으로 보내는 첨정僉正 정섬鄭暹(1772-)은 대대로 친분이 두터워 그 정과 의리가 긴밀할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의 서제庶弟가 근래 생업 때문에 귀하의 관할 지역을 왕래하고 있는데, 객지에서의 처지가 매우 어렵고 곤궁한 모양입니다. 만약 관에서 한번 살펴주신다면 그 위신이 만 길 정
도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부디 각별히 마음 써 주시어, 곧 불러 보고 자주 접견하시며 상황에 맞추어 보살펴 곤란한 문제가 없게 해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사정이 매우 절실하기에 이처럼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말씀드리오니, 부디 굽어 헤아려 베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만 저는 병상에 누워 있는 형편이라 자세히 갖추지 못합니다. 부디 살펴 주시길 바라며, 삼가 안부 편지를 올립니다.

庚辰九月十七日, 記室金正喜拜手.
경진년(1820) 9월 17일, 기실記室 김정희 올림.

김정희가 1820년 학서 류이좌鶴棲 柳台佐(1763-1837)에게 보낸 편지이다.
류이좌는 첨지중추부사를 지낸 류사춘柳師春의 아들로 서애 류성룡西厓 柳成龍의 8대손이다. 1794년(정조 18) 정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승정원가주서가 되었으며 1807년(순조 7) 안변부사로 있으면서 화재로 소실된 무기고와 병기를 복구한 바 있으며, 1820년 예조참의와 1822년 동부승지 및 1829년 오위도총부부총관·승정원우승지·호조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1837년(헌종 3) 가을 도산서원에서 사림의 천거로 동주洞主가 된 뒤 『퇴계집退溪集』을 중간하였으며, 미간행본 12권의 책을 찾아내어 간행하고자 하였으나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는 『학서집鶴棲集』 20권 10책이 전한다.